《사마귀: 살인자의 외출》는 시작부터 시청자의 뇌를 쿡 찔러온다. 시체는 익숙하고, 단서는 복잡하며, 사건은 정제되지 않은 채 튀어나온다. 그리고 등장하는 그 이름, ‘사마귀’. 그건 단지 곤충이 아니라, 심리의 다른 이름이다. 그는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쩌면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느낀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사마귀는 상냥하고, 계산적이고, 지독히도 인간적이다. 바로 그래서 무섭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묻는다. “이 인물이 정말 괴물인가요?” 그러고는 거울처럼, 당신의 시선을 돌려놓는다. 정답은 없다. 오직 불쾌한 공감만 있다. 그 공감이 지독한 재미로 둔갑해버리는 순간, 우리는 드라마 속 살인자의 ‘외출’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괴물은,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방식으로 등장한다는 걸.
심리라는 칼날, 그 위에 서 있는 사람들
이 드라마는 전개가 빠르지도 않고, 폭력적 장면이 매 장면을 채우지도 않는다. 대신 모든 장면에는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묻어 있다.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고, 무너뜨리고, 파고들며 천천히 조각낸다. 등장인물 모두가 비밀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차갑고 깊다. 사마귀는 그 어둠을 들춰내는 도구에 가깝다. 단순한 살인자가 아니다. 오히려 거대한 정신 실험을 벌이는 연출자처럼 느껴진다. 무대는 현실이고, 희생자는 시청자일지도. 이 드라마는 ‘왜’라는 질문보다 ‘왜 안 되지?’라는 질문을 자극한다. 도덕의 기준은 매 장면 흔들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이라는 단어의 경계는 무너진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불편한 공감, 그리고 중독적인 서스펜스. 사마귀는 인간 심리의 칼날 위에 서서 말한다. “여기도 길이 있어요. 다만 피가 묻을 뿐이죠.”
괴물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안에 있다
누군가는 사마귀가 말 그대로 연쇄살인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끝까지 그를 단순하게 소비하지 않는다. 그는 말하고, 기억하고, 심지어 사랑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우리가 그를 이해하게 된다. 그게 무서운 일이다. 괴물은 저 멀리 숨어 있는 존재가 아니다. 때로는 법정 뒤에, 직장 속에, 가족 사이에, 거울 안에 있다. 이 드라마는 선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는 걸, 감추고 억누르며 살아간다는 걸 보여준다. 주인공과 사마귀는 서로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경계는 흐려지고 혼란이 온다. “만약 나였다면?”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드라마는 묻는다. 누가 진짜 괴물인가? 사마귀인가, 사마귀를 이해한 당신인가?
총평: 심리 서스펜스를 가장 인간적으로 풀어낸 문제작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니다. 이는 철저한 인간 심리극이며, 우리의 내면을 거칠게 뒤집어보게 만든다. 캐릭터들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스토리는 예상대로 흐르지 않는다. 감정선은 교묘하게 뒤틀리며, 시청자는 혼란과 동시에 묘한 쾌락에 빠진다. 이는 도덕적 평가나 스토리의 완결성보다도, 감정의 농도와 심리적 울림에 집중한 작품이다. 괴물은 괴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가장 인간적인 얼굴로 다가오고, 그래서 더 깊이 박힌다. 이 드라마는, 인간이 가진 본능과 도덕의 경계를 가장 잔인하고도 섬세하게 탐구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말한다. “당신도,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