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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임파서블 파이널레코딩 영화 리뷰

by 고고쏭 2025. 9. 9.

영화 미션임파서블

 

이제, 더 이상 다음 편은 없다.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딩은 오랫동안 달려온 여정을 마무리짓는 에단 헌트의 마지막 미션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폭탄보다도 조용하고, 총성보다도 감정적이다. 불가능이라는 단어조차 잊을 만큼, 이번 영화는 인간 에단의 기록에 집중한다. 그것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또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남긴 감정의 레코딩이다.

미션임파서블의 마지막 미션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피날레. 제목부터 무거운 숨을 삼키게 만든다. 파이널 레코딩이라는 부제는 물리적 기록이 아닌 감정의 저장소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에단 헌트는 이 영화에서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 다만 이번에는 전쟁을 '기록하는 자'의 입장에서 시작한다. 영화 초반, 에단이 직접 녹음기를 켜며 "이건 기록이다. 혹시 내가 사라지면…"이라는 대사를 남기는 장면은 전율 그 자체다. 감독은 이번 편에서 모든 미션을 회고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건 과거의 파편들을 되짚는 여정이자, 남겨질 세대를 위한 유언장 같은 이야기다. 미션은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더 이상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감정의 잔재, 무너지는 서사

이번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액션의 양보다 감정의 깊이다. 무너지는 건 빌딩이 아니라 관계이고, 폭발하는 건 차량이 아니라 억눌러온 감정이다. 에단은 이번 편에서 누구도 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맞선다. 팀원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고, 그 이별은 죽음이 아니라 삶의 선택으로 다가온다. 루터는 스스로 퇴장하고, 벤지는 끝없는 불안을 이기지 못해 사라진다. 이 영화는 시리즈 사상 가장 비서사적인 서사를 택한다. 정해진 목적 없이 흘러가는 장면 속에서 관객은 사람 하나가 천천히 사라지는 과정을 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놀랍도록 깊은 공감을 느낀다.

파이널 레코딩, 고백과 고요

파이널 레코딩이라는 부제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영화는 내내 기록의 형식을 통해 진행된다. 회상, 녹음, 자필 노트, 암호화된 영상. 모든 것이 ‘기억’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 진짜 에단 헌트가 숨어 있다. 그는 초능력도, 불사신도 아니다. 그는 항상 떠나는 사람, 남아 있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한 사람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단이 남긴 레코딩이 팀원들에게 재생되며 들려온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말은 느리고, 문장은 끝맺지 못한다. 그 장면에서 영웅은 사라지고, 인간이 남는다. 이 영화는 구원이 아니라 고백의 영화다. 나는 늘 누군가를 구하고 싶었고, 한 번쯤은 나도 구원받고 싶었다는.

총평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딩은 시리즈를 정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감정을 저장해두고 퇴장한다. 이 영화는 엔딩이라기보단 숨겨진 진심의 재생 버튼 같다.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모든 장면을 뛰고 날지만, 그보다 더 뚜렷하게 기억되는 건 그의 침묵과 고요한 눈빛이다. 그는 결국 마지막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무너져가는 자신을 기록했고, 그 기록은 우리에게 도달했다. 그건 히어로의 승리보다 더 인간적인 결말이다. 이제 진짜 끝이다. 그리고 그 끝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