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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스크린골프가 삶의 낙 – 직장인 골퍼들의 하루 루틴

by 고고쏭 2025. 8. 8.

골프존 스크린 플레이
골프존 스크린 플레이

회의실에서 벗어나, 드라이버를 쥐다

“오늘도 살아남았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다.
누구는 퇴근길에 카페를, 누구는 헬스를 찾지만
나는 스크린골프장으로 발길이 향한다.
잊을 수 없다. 처음 클럽을 잡았던 그 날,
회의로 짓눌린 머리와 마음이
스윙 한 방에 날아가던 기분.

불 꺼진 회사 건물을 나서며
“이제 진짜 내 시간이 시작이야”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그곳은 가상의 필드지만
그 순간만큼은 현실보다 진짜 같다.

이 공간에서는 상사도 없고, 데드라인도 없다

스크린 앞에 서면 세상이 멈춘다.
상사의 말투도, 엑셀의 셀도, 메신저 알림도
모두 사라지는 마법의 공간.
조명이 은은하게 감싸고,
빈 공 하나가 내 감정을 대신해 날아간다.
비록 가짜 잔디지만,
마음은 진짜 자연 속에 있다.

“왜 이렇게까지 스크린골프에 빠졌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건 묻는 이가
야근 후의 피곤한 어깨로
클럽을 휘둘러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팀장도 대리도 ‘내기’ 앞에선 친구

“지면 오늘 치킨 쏘기~”
단돈 만 원의 내기에 눈빛이 바뀐다.
팀장님도, 대리님도 모두 웃고,
‘그 스윙 뭔가요~’ 놀림이 오간다.
회사에선 보기 힘든 웃음.
스크린골프 앞에선
직급도, 직함도, 압박도 없다.

그냥 ‘나’로, 그냥 ‘우리’로 돌아가는 시간.
술 한잔 없이도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진짜 회식.
스트레스가 땀과 웃음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혼자만의 라운딩, 오늘 하루를 위로받다

어떤 날은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그럴 땐 혼자, 조용히
스크린골프장으로 향한다.
페어웨이를 바라보며
“괜찮아, 너 오늘도 열심히 살았어”
속으로 말한다.
공 하나가 힘차게 날아가면
마음 한 켠에 묶여 있던
피로도 함께 날아간다.

오늘은 백스윙이 조금 부드러웠고,
퍼팅은 예전보다 괜찮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자기 위로다.
나에게 잘했다며 칭찬하는
몇 안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스크린골프는 나만의 작은 해방구

정말 별 거 아닌 시간인데,
이 1시간 반 때문에 하루를 버틴다.
때로는 무기력하게, 때로는 억지로 살다 보면
작은 루틴 하나가
삶을 꽉 붙잡아주는 줄이 된다.

스크린골프는 나에게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퇴근 후, ‘나’를 다시 찾아가는 의식이다.
이 의식이 있기에
나는 다시 내일도 출근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퇴근 후 골프를 떠올릴 수 있다.

 

스크린 골프에서 드라이브 샷
스크린 골프에서 드라이브 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