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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장 프로젝트 (변화·사람·공감의 프로젝트) 감상 리뷰

by 고고쏭 2025. 9. 24.

신사장 프로젝트

 

《한석규 신사장 프로젝트》는 제목에서부터 평범하지 않다. '신사장'이라는 단어는 CEO일 수도 있고, 그냥 동네 아저씨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곧 알게 된다. 이건 어떤 한 사람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한석규가 연기하는 주인공은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놓친 것들’ 속에 사는 사람이다. 세상은 빨리 돌아가고, 사람은 계속 변하는데, 그는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를 버텨내려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그에게 맡겨진 건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진짜 ‘사람’이라는 복잡한 문제다. 변화를 거부하는 이에게, 변화가 손을 내밀 때 생기는 그 찰나의 불안감. 이 드라마는 그 떨림을 너무도 섬세하게 담아낸다. 변화란, 거창한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 “괜찮아?”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말이다.

신사장이라는 사람, 사람이라는 신사장

‘신사장’이라는 호칭에는 애매한 따뜻함이 있다. 권위와 친근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사람을 다루는 드라마의 방식이 빛난다. 한석규는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사람을 보는 배우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완벽하지 않다. 심지어 자주 틀리고, 우기고, 감정에 휘둘린다. 하지만 그 실수와 감정이 모여 진짜 인간적인 얼굴을 만든다. 드라마는 조직 안에서 관계를 맺고,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각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치 우리 옆자리 직원,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웃고, 또 누군가의 무심함에 아파하는 모습은 TV 속 장면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결국 이 드라마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 감정에 대한, 상처에 대한, 그리고 그걸 끌어안는 방법에 대한.

프로젝트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

드라마의 제목에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들어간 건 분명 의미가 있다. 많은 이들이 프로젝트라 하면 수치와 계획, 회의와 결과를 떠올리지만, 이 드라마는 정반대다. 신사장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는 실적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회사를 살리는 건 시스템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티고, 도망치고, 싸우고, 감추다가도 결국 하나의 작은 변화로 인해 무너지고, 또 일어난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감정의 프로젝트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 놓쳐버린 약속, 기억 속에 남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그 안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그렇게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장하고, 프로젝트는 일이 아닌 마음이 된다.

총평: 한석규의 시간, 우리 모두의 거울

《한석규 신사장 프로젝트》는 보기 전엔 오피스 드라마일 줄 알았고, 보다 보면 성장 드라마인가 싶고, 끝날 무렵엔 잔잔한 힐링물이 되어버린다. 이 감정의 경계 없는 흐름 속에서 우리는 하나씩 공감하게 된다.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고, 그런 말을 들은 적 있었고, 그렇게 울고 웃었던 적이 있었음을. 이 드라마는 ‘한석규’라는 거대한 이름을 빌려,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 그리고 다시 시도한다는 것. 삶의 한가운데서 잠시 멈추고, 웃으며 뒤돌아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작품이다. 당신이 지친 날, 이 드라마는 “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