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청춘·방언·기억의 향수) 감상 리뷰
          《폭싹 속았수다》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폭싹’이라는 단어는 제주 방언으로 ‘완전히, 통째로’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시청자의 마음을 폭싹, 그대로 집어삼킨다. 중심엔 두 주인공이 있다. 청춘의 시작점에서 마주친 이들은 제주도의 햇살과 돌담 사이를 지나며,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고, 또 놓친다. 청춘이라는 말은 늘 반짝이고 아름답게 들리지만, 이 드라마 속 청춘은 아프고 고되고 때론 참담하다. 공부를 포기하고, 고향을 떠나고, 말하지 못한 마음을 삭이고, 시대의 무게 속에서 선택조차 빼앗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린다. 사랑은 예측할 수 없고, 현실은 예쁘지 않지만, 순간순간 피어오르는 감정의 농도는 진하다. 이 드라마는 말한다. “청춘은 늘 실수투성이고, 그래서 기억에 ..
          
            2025.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