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연습 안 했어요. 주말엔 골프채 쳐다보지도 않았고, 클럽은 트렁크에 있었고, 심지어 어깨도 좀 뻐근했고, 무슨 일이 있었냐면… 그날 골프가 미쳤어요.
정말 이상하죠? “아무것도 안 했는데 잘 맞는 날.” 그런 날, 설명이 안 돼요. 그래서 우리는 그걸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1. 몸도 마음도 별로인데, 클럽이 가볍다?
기상 후, 어제 먹은 떡볶이가 아직도 배에 남아 있었고, 차 안에선 신호 두 번이나 걸리고 연습장 도착했을 땐 기분이 살짝 울퉁불퉁했는데요... 그런데 첫 샷. 쾅. 공이 딱, 중심에서 나가요.
가볍게 돌았고, 힘도 안 줬는데, 소리가... 기가 막혔죠. 갑자기 오늘 내 클럽이 내 말 알아듣는 것 같아요. 오래된 친구처럼, “야, 그냥 해. 내가 맞출게.” 라는 듯.
2. 백스윙도 느슨한데, 리듬이 붙는다?
오늘은 백스윙도 좀 게을렀어요. 크게 들지도 않았고, 코킹도 딱히 안 신경 썼고, 어깨 회전? 그냥 돌 수 있는 만큼만요.
근데 스윙이… 스윽-탁! 뭐랄까, 이건 연습에서 만든 게 아니라 그냥 몸이 알아서 한 거예요. 무의식이 스윙하고, 나는 그냥 탑승 중.
3. "오늘 뭐 했어요?"라는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했다
라운드 끝나고 친구가 물어요. “야 오늘 진짜 뭐 했길래 갑자기 공이 다 저렇게 나가?” 나는 그저 웃었죠. 진짜 아무것도 안 했거든요.
연습도 안 했고, 동영상도 안 봤고, 레슨도 안 받았고, 스트레칭도 안 했어요. 근데 뭔가 정렬됐어요. 몸이랑 마음이랑,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그 순간이랑.
4. 혹시 이게 '힘을 빼는’ 거였을까?
우리는 늘 들었죠. "힘을 빼세요." 근데 그게 제일 어렵죠. 의식하면 힘이 들어가고 의도하면 오히려 더 조여지고.
그런데 이 날은 아무 기대도 없었고, 아무 집착도 없었고 그냥, "오늘은 그냥 치자" 이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날. 공이 알아서 가더라고요. 정말로.
5.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요? 몰라요. 그냥 좋았어요.
이 글은 팁을 주려는 글이 아니에요. 이론을 분석하려는 글도 아니고요. 그냥... 이상하게 잘 맞은 날이 궁금해서 쓴 글이에요.
우리가 연습을 멈췄을 때, 오히려 머리가 조용해지고 몸이 기억을 되살리고 공이 중심으로 날아가고 마음이 한 템포 쉬는 그 순간. 그게 골프의 마법 같은 하루예요.
💬 마무리 – 그 날의 미스터리를 사랑합시다
스윙 연습도 중요하고, 레슨도 필요하지만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해도 잘 되는 날이 있어요.
왜 그런지 설명은 못 하겠지만 우리는 그걸 기억해야 해요. 골프는 이성보다 감성, 힘보다 리듬, 계획보다 우연일 때가 있거든요.
다음에 또 그런 날이 오면, 그냥 그 순간을 받아들이세요. “오늘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골프가 나를 봐준 날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