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내려간 친구가 그랬다.“여긴 바람도 훈련이야.”수도권에 남은 나는 그랬다.“여긴 시간 싸움이야.”골프 연습도 결국 환경 싸움일까?도시의 빽빽한 연습장,자연에 둘러싸인 잔디밭,그 사이에서 나의 스윙은 어디에 더 가까워져갈까.이 글은 정리된 표가 아니라,두 개의 날씨 속에서 흔들리는 나의 팔과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1. 제주: 바람, 풀, 구름, 그리고 느린 회전의 미학제주의 스윙은 느리다.왜냐고? 바람 때문이다.스윙을 세게 하면 공이 날아가지 않는다.바람이 모든 걸 가져가버리니까.그래서 제주에서는 오히려 부드러운 스윙,낮은 탄도,짧은 백스윙을 배운다.바람과 싸우지 말고 타협하라는 레슨이 자주 들린다.“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내려요.”선생님 말이 아니라,잔디가 내게 속삭이는 것 같다.제주에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