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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윙보다 캐디님 리액션이 더 신경 쓰여 – 캐디와의 거리두기 실패기

고고쏭 2025. 7. 27. 21:33

필드에서 캐디와 함께
필드장에서 캐디의 조언모습

내 스윙보다 캐디님 리액션이 더 신경 쓰여 – 캐디와의 거리두기 실패기

솔직히 말할게요. 공보다 사람이 더 무서울 때가 있어요. 특히… 내 뒤에 서 있는 캐디님.

드라이버를 잡고 서 있는데, 머릿속엔 스윙 궤도보다 캐디님 눈빛이 먼저 맴돌아요.

“지금 나 너무 못 치면... 저분 표정 어떡하지?”
“실수했는데도 웃어주실까?”
“방금 탄식소리, 내 거였나?”

그날 나는, 스윙을 한 게 아니라 ‘눈치’와 ‘심리’의 숏게임을 했습니다.

1. 첫 홀, 캐디님의 ‘침묵’이 시작되었다

어색한 인사. 그냥 “잘 부탁드립니다~” 했을 뿐인데, 캐디님은 고개만 끄덕이고 뭔가 조용하셨어요.

티샷을 날렸습니다. 살짝 슬라이스. (아주 살짝이라고 생각했는데, 캐디님은…)

“...오른쪽이요.” (끝)

와, 말이 이렇게 짧을 수 있구나. 나는 마음속으로 무너졌습니다.

“진짜 싫어하나?”
“방금 나 때문에 기분 나쁘신 건가?”

그 와중에, 공은 그냥 숲 속 탐험 중.

2. 두 번째 샷 – 내 스윙보다 리액션 탐지

아이언 잡고 어프로치 했어요. 탑볼이 나갔습니다. 지면도 안 쳤고, 심지어 피칭인데 띄워지지도 않았어요.

그때!! 캐디님이 뭔가 중얼거리셨어요. 진짜 조용히...
“아이고...”

그 한마디가 몸 전체를 전류처럼 감쌌어요.
팔에 힘이 풀리고, 다리 떨리고,
이제 남은 건 퍼터로 탈출하는 수밖에 없겠다 는 각오.

3. 나중엔 캐디님 웃음에 중독되기까지

아이러니하게도요, 캐디님이 한 번 “오~ 잘 치셨어요” 해주신 적 있거든요?

그 순간 심장이 골프공만 해졌어요.
그 뒤로는 캐디님 눈치만 보게 돼요.

공이 잘 맞았는지보다, “캐디님이 웃었는지” 그게 더 중요해져요.

칭찬 안 들으면 기운 빠짐. 이게 뭐죠?
나는 누구에게 인정받으려 골프를 하는가.

4. 캐디님이 나를 평가한다고 느껴지는 그 심리

왜 그럴까요? 골프는 원래 혼자 하는 운동인데, 캐디님이 뒤에만 서 있어도 모든 감각이 왜곡돼요.

머리는 백스윙, 마음은 캐디님 표정, 손목은 경직… 결국 클럽은 내 감정선에서 이탈.

사람이 옆에 있는 상황 자체가 압박이에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
그리고 나는 그날, 심리전에서 졌습니다.

5. 결론 – 캐디님은 심판이 아니에요. 근데 그걸 자꾸 까먹어요

사실 캐디님은 도와주러 오신 분이잖아요.
근데 우리는 자꾸 “심판”, “채점관”처럼 느껴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못 쳐도, 그건 그날 내 몸이 그런 거지, 캐디님 탓도, 내 탓도 아니에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캐디님도 나 같은 골퍼 하루에 10명쯤 보셨을 거예요.
진짜 망쳤다고 느끼는 건... 나 혼자일 가능성 99.9%.

💬 그래서 다음부터 이렇게 하기로 했어요:

  • 실수해도 캐디님 눈치 보지 않기
  • 괜히 민망할 땐 먼저 농담 한 마디
  • 못 친 공은 공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 리액션보다 내 리듬에 집중하기

오늘도, 캐디님은 거기 계시고 나는 그 앞에서 다시 스윙을 합니다.

이번엔요, “내 스윙이 먼저, 그다음이 리액션.”
그게… 내 멘탈 골프의 작은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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