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용·두려움·우정의 비행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를 처음 보면, 누구나 드래곤이 적이라고 생각한다. 날아다니고, 불을 뿜고, 마을을 파괴하니까. 하지만 영화가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갈 때쯤 우리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얘네, 나쁜 애들이 아닌 것 같다. 히컵이라는 이름도 어딘가 모르게 덜컥거리는 소리를 내는 이 소년이, 세상의 규칙을 조금씩 어긋나게 만든다. 드래곤을 쓰러뜨리려던 히컵은, 용 대신 ‘자신이 배운 세계’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이 ‘두려움’이라는 걸 깨닫는다. 드래곤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내고 마음의 울타리를 걷어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액션도, 판타지도 아니다. 한 소년의 내면 성장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용은 괴물이 아니라 거울이었다드래곤은 이 영화에..
          
            2025. 9. 21.
          
        
       
    
    
  
        
    
        
    
      
        
          
            
              
            
          
          영화 "썬더볼트" 혼돈·팀워크·불완전의 미학, 감상리뷰
          영화 《썬더볼트》는 시작부터 다르다. 아니, 어쩌면 이상하다. 우리가 익숙했던 ‘영웅 서사’의 정렬된 구도가 없다. 이 팀은 실패자들의 조합이고, 부정된 이들의 합체이고, 그냥 막 태워진 불꽃 같은 집합체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이들을 악당이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미완의 영웅이라 부른다. 정확한 정체성은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움직인다. 미션을 수행하고, 서로 부딪히고, 때로는 감정 없이, 때로는 감정 과잉으로. 썬더볼트는 ‘혼돈’이라는 개념을 마치 하나의 캐릭터처럼 활용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흔들리고, 관계는 뒤틀리고, 정체성은 멍든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혼돈이 낯설지 않다. 마치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팀워크는 구성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이 팀에는 ‘신뢰’가 없다. 그러니까 이들은 ..
          
            2025. 9. 20.
          
        
       
    
    
  
        
    
        
    
      
    
    
  
        
    
        
    
      
    
    
  
        
    
        
    
      
        
          
            
              
            
          
          영화 "위도우 게임" (심리·배신·진실의 룰) 감상 리뷰
          사람은 언제부터 그렇게 쉽게 속이게 되었을까. 《위도우 게임》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돈 질문이다. 이 영화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여기에 재미는 없다. 대신 불편함이 있고, 긴장감이 있고, 무엇보다 정체불명의 심리적 싸움이 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던져지고, 남겨진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을 숨기거나, 왜곡하거나, 조작한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 침묵의 틈조차 모든 게 단서가 되어버리는 상황. 그런 판 위에 놓인 주인공은, 결국 자신도 모르게 룰에 휘말린다. 게임이라고 했지만, 이건 게임이 아니라 전쟁이다. 심리의 전쟁.배신은 늘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배신은 이 영화에서 가장 무거운 키워드다. 혈육이든 연인이든,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치명적인 거짓을 품고 있다는 게 《위도우 게임》의 설..
          
            2025. 9. 17.